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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이야기

출산 2일째

출산 2일 차


첫 수유 연습

길고도 긴 하루가 지나는가 싶더니 새벽 1시에 전화가 울린다. 잠시 내려와서 아기를 보러 오라고 한다. 아내와 함께 6층 신생아실로 내려갔다. 아내는 신생아실로 들어가서 수유 교육을 받는다. 젖이 나오진 않지만 연습을 해야 한다고 하며 나오지 않는 젖을 물린다. 물론 나는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 밖에서 대기해야만 했다. 이윽고 맹꽁이가 나온다. 유리창을 통해서 볼 수밖에 없다.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신생아를 외부와 격리해야 하고,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바라볼 수밖에 없다. 앙증맞게 잘도 잔다. 곧이어 교육이 끝난 아내가 밖으로 나왔고 다시 8층의 입원실로 올라갔다. 금세 곯아떨어진 것 같다.

식사

다음 날 아침 7시 30분에 아침밥이 들어온다. 미역국에 3가지 반찬과 과일이다. 쟁반에 2인분 반찬을 올려주고 공깃밥은 2개로 부부가 함께 먹기 좋게끔 준비해왔다. 밥은 그런대로 먹을만했다. 아니 입에 착착 잘 맞았다.
10시쯤 되니 부식이 나오고 다시 12시가 되니 점심이, 그리고 3시가 되어서 간식이 또 나온다. 임산부에 맞춰진 식사 스케줄인 것이다. 나도 옆에서 같이 먹었는데 이쯤 되니 배가 너무 불렀다. 다음 식사는 건너뛰어야 할 듯하다.

면회

이곳 우리기쁜산부인과는 신생아 면회시간이 정해져 있다. 10~11시, 4~5시, 7~8시가 면회시간이다. 10시에 잠시 아내와 함께 내려가서 아들 얼굴을 보고, 4시에는 장모님이 오셔서 다시 보러 내려갔다 왔다. 그리고 7시에는 아내의 직장 동료들이, 8시에는 아내의 동생과 언니 내외분께서 오셔서 또 봤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손님들이 오실 때마다 먹을 것을 한가득 사서 오셔서 앞으로 돼지 되는 일만 남았다.

졸리지만 어쩔 수 없는 것

틈틈이 간호 선생님께서 입원실로 오셔서 좌욕하는 법을 알려주시고 산모의 혈압과 상태를 체크하고, 정해진 시간에 내려가서 항생제 주사를 맞고, 의사 선생님 진찰을 받는 등 뭔가 모르게 바쁜 하루를 보냈다. 눈이 뻑뻑해질 정도로 피곤이 쌓여만 가는데 조금 잘 만하면 진찰이, 또는 혈압체크, 또는 모유 수유 연습, 게다가 면회객 방문까지... 그래도 아내와 아들을 위한 일이니까 잠은 진작에 포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