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육아 이야기

[육아일기]퇴원 후 겪는 육아 멘붕


퇴원하는 날

아이를 낳고 벌써 3일이 지났다. 병원에서 이런저런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시간이 정말 훅 지나갔다. 벌써 3일이 지나고 퇴원할 날이 다가왔다. 아이를 데리고 집에 가면 항상 볼 수 있어서 좋겠다만 직접 돌봐야만 한다는 불안감도 있었다. 아직 준비된 게 없는데 말이다. 마지막으로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산모 교육을 마친 후 담당 의사를 뵙고 퇴원했다. 산후조리원은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입원비 포함 병원비는 50만원 정도 나왔다.

퇴원 전 받는 교육

퇴원 직전 대략 20분여 정도 교육을 받았다.
분유는 하루 8~10회로 2~3시간 간격으로 30~50cc가량 먹이고 모유는 자주 먹일수록 좋으며 양쪽으로 물려야 한다. 3시간 이후에는 깨워서 먹여야 하며, 그 이전에도 원할 때마다 먹인다.
목욕은 1일 1회 시키며 낮 또는 저녁에 시킨다. 온도 때문이다. 목욕 시 양쪽 귀를 막아주어야 하며, 눈은 안에서 밖으로 닦아주고 얼굴에 비누칠을 해서는 안 된다. 머리에는 비누거품을 내서 씻긴다.
배꼽에 물을 묻히면 안 되며 배꼽 떨어지고 3~4일 정도 소독을 해야 한다. 물변 및 설사를 할 경우 병원으로 데리고 온다.
퇴원은 11시에 하며 아기수첩, 분유, 출생확인서를 받아가라.
뭐 이런 내용을 교육받고 퇴원했다. 출생확인서를 보니 출생기록에 대해 상세히 적혀있었다. 아기를 받을 때 태어난 시각이랑 몸무게를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반복해서 되뇌었었는데 지금 보니 다 적혀있다. 우리 아기는 2.82kg으로 평균치보다 다소 작게 태어났다. 덕분에 내 아내가 조금이나마 편하게 낳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퇴원 후 겪게 되는 멘붕

집으로 와서 잠에 취해있는 아기를 조심스럽게 깔아놓은 요 위에 눕혔다. 세근세근 잠을 잘도 자나 싶더니 이윽고 잠에서 깨서 "응애"하고 울기시작한다. 안고 달래보았으나 헛수고. 아내와 나는 둘 다 잠시 패닉에 빠진다. 서로 멀뚱히 바라보았다가 어떡하지를 남발한다. 아기 울음소리가 원래 이렇게 컸던가. 아기의 울음소리는 뇌를 흔들 정도로 귀청을 가득 때린다. 혹시 똥을 쌌나 싶어 기저귀를 열어보니 오줌이 지려져 있다. 기저귀를 갈아주려고 풀었더니 똥을 싸버린다. 물티슈로 아기 몸에 묻은 똥을 닦고 새로운 기저귀를 채워준다. 조심스럽게 눕혔더니 또 울기 시작한다. 아내가 배고플 때가 됐을 거라고 한다. 처음 타보는 분유, 겉 포장에 적혀있는 분유 타는 방법을 정독하고 그대로 타서 가져간다. 아내의 손에 분유통을 쥐여주고 아기가 입을 벌려 혀가 아래로 내려갔을 때 젖병의 젖꼭지를 물려준다. 분유를 마시면서 스르르 눈을 감더니 그대로 잠든다. 등을 토닥이면서 트림을 시키고 조심스럽게 눕힌다. 아기가 작아서 30cc면 충분하단다. 한 5분 정도 지났을까 또 울기 시작한다. 기저귀를 열어보니 또 똥을 쌌다. 다시 똥을 닦아내고 기저귀를 갈아주니 잠에 빠진다. 아내가 말하길 간호선생님이 이 아이는 똥을 좀 자주 싸는 편이란다. 그렇다고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잠 든지 2시간이 채 안되서 또 울기 시작한다. 기저귀를 까보니 어김없이 똥을 지렸고, 기저귀를 갈아주니 배고프다고 울고, 먹으면서 또 똥을 싼다. 아 고달픈 육아전쟁의 시작이다.
아기 교육시간에 들었던 2~3시간 간격으로 30~50cc씩 분유를 먹이라는 내용의 의미를 실감했다. 그 말인즉슨 2시간에서 3시간마다 아기의 울음보 터지는 소리를 듣고 기저귀를 갈고 분유를 먹이고 트림을 시키고(처음이라 트림을 시키는 데만 30분이 걸렸다) 다시 기저귀를 갈고 재우기의 반복이 시작된 것이다. 이 일은 오밤중에도 계속되겠지...

육아일지(출산후 3일)

  • 11시 40분 : 소변
  • 11시 41분 : 대변
  • 11시 45분 : 분유 10ml
  • 12시 10분 : 대변
  • 12시 20분 : 대변
  • 13시 35분 : 분유 10ml
  • 14시 20분 : 분유 20ml
  • 15시 20분 : 분유 20ml, 대변, 소변
  • 17시 30분 : 대변, 분유 10ml
  • 19시 50분 : 분유 30ml
  • 21시 20분 : 대변, 소변
  • 21시 30분 : 분유 40ml
  • 22시 50분 : 대변, 소변
  • 22시 55분 : 분유 30ml
  • 23시 20분 : 대변
  • 23시 40분 : 분유 50ml
분유 섭취량 : 220ml(퇴원 후, 11시 이후)